... 예를 두 가지만 들도록 하겠다.
1. Deont
국적불명(?)의 단어다... 라고 해서 처음엔 디온트(Deont)로 표기했었다. 으례 그냥 고유명사거니...
그러나 암만 봐도 너무 이상한 단어다 싶어 독일어 Aventuria 위키를 검색하던 중 이것이 직업(Profession)의 한 형태라는 것을 알아냈다. 요점만 말하면
Geweihter | Deont |
에... 그러니까 Deont가 원본이 Geweihter란 말이지유?
Geweiht는 구글신의 도움을 받았을 때 다음과 같은 단어라 한다. 뭐 -er는 영어와 같으니 생략하더라도
geweiht
- adjective
- consecrated
- hallowed
- holy
근데 문제가 이걸 디온트(Deont)로 표기하면 의미 전달이 전혀, 전혀 안된다. 다음 예문을 보자.
"The number of ambushes and highway robberies in Kosh has increased tenfold this year alone! It's all because we lost so many soldiers and Deonts in the last war."
앞문장은 대충 해도 Kosh 지역에서의 노상 강도 및 습격이 올해 들어서만 열배 증가했단 말이다. 그 다음 문장. "이 모든게 지난 전쟁에서 많은 군인들과 디온트(Deont)들을 잃었기 때문이야." 읭?!
... 나보고 어쩌라고.
2. Mountebank
국적불명은 아닌데... 이녀석의 쓰임새가 보통 이런식이다. 'Salina, the queen of the Mountebanks!' 말하자면 등장인물이자 동료가 되는 NPC 살리나에게 붙는 호칭이자 (중세 당시의) 직업명이기도 하다. 뭐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오늘날에도 이러한 (이름, 부가 설명) 형태의 자칭 내지 호칭은 흔히 쓰인다.
근데...
Mountebank는 사기꾼, 협잡꾼, 약장수(quack)를 뜻하는 알흠다운 단어다. 좋은 단어지. 근데 이렇게 해석하면 '약장수들의 여왕 살리나' 내지는 '사기꾼들의 여왕 살리나'가 되어버린다. 근데 살리나는 이런 역할을 하는 캐릭터가 전혀 아니다. 읭?!
그러다 이걸 발견
Gaukler | Mountebank |
Gaukler
- noun
- storyteller
- traveling entertainer
네네... 그러니까 이야기꾼, 여행 다니면서 공연을 하는 (당시의) 광대들이 어째서 사기꾼, 약장수가 되어버린 거냐... 응? 뭐 광대가 약을 팔 수도 있고 사기도 칠 수 있지. 근데 이건 아니잖아.
결국 Drakensang 게임 내에서 Mountebank란 단어는 Salina랑 그 오빠(남동생?)로 추정되는 광대의 복장, 배경 등을 종합해 보면 오역된 좋은 예로 생각된다. 그리고 그런 영문판을 기준으로 한글 번역이 이루어지고 있다. 흠...
생각해보면 같은 알파벳 문자권인 이들 사이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 나는데, 2바이트 문자권을 번역하는 일은 오죽하겠는가. 진부한 말이지만 번역이 창조란 말은, 이런 부분까지 포함하는 것일 테지.
마지막으로 Deont에 대한 gamebanshee의 짤막한 코멘트를 끝으로 이 글은 마무리.
In The Dark Eye's setting, deonts are followers of a god who can call upon divine favors, by the use of karma points which recharge when the deont performs actions that please their god.
즉 디온트(Deont)는 신의 사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사도란 번역이 맞는 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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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Mountebank의 원어 Gaukler의 최종 번역은 '유랑 곡예사'로 하기로 결정. 등장 부분에서도 Salina가 공연을 위해서 Ferdok으로 간다는 지문도 보이고, 그 오빠가 재능이 뭐라는둥 거리면서 Salina와 자신의 공연을 언급하는 부분이 있다. 약장수 남매(!!)일 수도 있지만 뭐 약은 파는 거 같진 않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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