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30일 일요일

라틴어 spectabilis. 오늘 번역의 백미

Nottel과 처음 대면하면 뜨는 그 Dia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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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ly? The most magnificent Rakorium Muntagonis is one of Aventuria's Archmages. He is a magister extraordinarius and spectabilitas honoris causa of Festum. He is also the guardian of the Encyclopaedia Sauria and ... oh, all this is just gobbledygook to you, isn't it? He is well-known for his investigations into the reptilian and draconic conspiracies that threaten our civilization. He is a learned man and a great scholar. And now he is lost. He is probably wandering about in the wilder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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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요? 가장 위대하신 라코리움 문타고누스(Rakorium Muntagonus)는 아벤투리아(Aventuria)의 대마법사들 중 한 분이십니다. 그분께선 magister extraordinarius이시며 spectabilitas honoris causa of Festum이십니다. 또한 그분께선 ≪사우리아 백과사전(Encyclopaedia Sauria)≫의 수호자이기도 하시고... 아, 당신에겐 이 모든 게 단지 까다롭게만 느껴지겠군요, 아닌가요? 그는 우리 문명을 위협해 온 파충류와 드래곤의 음모에 대한 조사로 잘 알려진 분이십니다. 그는 난 사람이고 대단한 학자이시죠. 그리고 지금 그는 사라졌습니다. 아마도 그는 야생에서 돌아다니실 겁니다.

(역주: 모두 라틴어 표현으로 각각 '특별한 선생님', 'Festum 출신의 고귀한 spectabilis 직위에 있는 자'란 뜻. spectabilis란 직위는 고대 로마의 원로원에서 최상 직위인 illustris의 바로 밑으로 '우수한 자, 훌륭한 자'란 뜻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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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Nottel 개눔의 시끼가 왜 Spectableness란 헛소릴 지껄였는지 명확해졌어. 이건 단지 직위를 설명하는 거였던거야. 이놈이 바보가 아니라. 젠장 -_-;;

결국 역주 형태로 모두 밀어넣고 번역 완료. 참고로 저기 Festum은 TDE의 지명 중 하나로, 후속작 시간의 강의 Jaakon이 여기 출신이다. 즉 그의 본명은 Jaakon von Festum, 즉 페스툼 출신의 야콘이 된다.

eye dialect

일단 예문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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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can't believe it! You obviously don't know who His Spectableness Rakorium Muntagonus is!

믿을 수가 없군! 당신은 분명 라코리움 문타고누스(Rakorium Muntagonus) 전하(?)가 누군지 모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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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서 문제가 되는 건 친절하게 빨간 줄까지 쳐주는 His Spectableness란 단어다. 라코리움은 참고로 TDE의 전설적인 마법사로... 돈법사의 빨간옷쟁이 할아범과 비슷한 위치라 보면 된다. 그리고 이 대사를 지껄이는 그의 문하생(fellow)은 Nottel이란 놈인데 이녀석은 후속작인 시간의 강에도 출현한다. 뭐 곁가지는 이까지 해두고...

일단 Spectableness란 단어는 없는 단어다. 즉 말장난스런 단어인데, 이건 일종의 eye dialect(시각적 사투리)이자 언어유희(?)가 1차적인 효과로 붙고, 2차적으로 으례 관습처럼 붙는 '전하'에 해당하는 'Your/His Highness'를 변용한 것으로 보인다. 왜 그가 이런 덜떨어진(?) 표현을 하는가는 문하생 Nottel의 지식 수준 때문인 건데 여튼,

이걸 뭘로 번역하지?

그냥 '전하'로 번역하면... 일단 의미는 차처하고 이런 말장난을 했다는 것 자체가 표시가 안된다. 근데 적절한 표현을 만들어내기도 어렵다. '존경받는 자란 의미로 경어처럼 같다붙이는 단어'가 들어가야 되는데, 이런 말이 있나 -_-??

2011년 1월 28일 금요일

번역의 어려움

어떤 번역도 쉬운 일이 없다는 걸 요즘 느낀다.

... 예를 두 가지만 들도록 하겠다.

1. Deont

국적불명(?)의 단어다... 라고 해서 처음엔 디온트(Deont)로 표기했었다. 으례 그냥 고유명사거니...
그러나 암만 봐도 너무 이상한 단어다 싶어 독일어 Aventuria 위키를 검색하던 중 이것이 직업(Profession)의 한 형태라는 것을 알아냈다. 요점만 말하면

GeweihterDeont

에... 그러니까 Deont가 원본이 Geweihter란 말이지유?
Geweiht는 구글신의 도움을 받았을 때 다음과 같은 단어라 한다. 뭐 -er는 영어와 같으니 생략하더라도

별표 추가 geweiht
  • adjective
    • consecrated
    • hallowed
    • holy

신성한, 봉헌의, (일생을) 헌신한 등의 뜻이다. 즉 Geweihter는 우리말로 고치면 봉헌자, (신에게 일생을) 헌신한 자... 정도가 된다. 근데 왜 이를 뜻하는 영문 단어가 Deont인 거지? -_-???

근데 문제가 이걸 디온트(Deont)로 표기하면 의미 전달이 전혀, 전혀 안된다. 다음 예문을 보자.

"The number of ambushes and highway robberies in Kosh has increased tenfold this year alone! It's all because we lost so many soldiers and Deonts in the last war."

앞문장은 대충 해도 Kosh 지역에서의 노상 강도 및 습격이 올해 들어서만 열배 증가했단 말이다. 그 다음 문장. "이 모든게 지난 전쟁에서 많은 군인들과 디온트(Deont)들을 잃었기 때문이야." 읭?!

... 나보고 어쩌라고.

2. Mountebank

국적불명은 아닌데... 이녀석의 쓰임새가 보통 이런식이다. 'Salina, the queen of the Mountebanks!' 말하자면 등장인물이자 동료가 되는 NPC 살리나에게 붙는 호칭이자 (중세 당시의) 직업명이기도 하다. 뭐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오늘날에도 이러한 (이름, 부가 설명) 형태의 자칭 내지 호칭은 흔히 쓰인다.

근데...

Mountebank는 사기꾼, 협잡꾼, 약장수(quack)를 뜻하는 알흠다운 단어다. 좋은 단어지. 근데 이렇게 해석하면 '약장수들의 여왕 살리나' 내지는 '사기꾼들의 여왕 살리나'가 되어버린다. 근데 살리나는 이런 역할을 하는 캐릭터가 전혀 아니다. 읭?!

그러다 이걸 발견

GauklerMountebank

그리고 구글신의 대답

별표 추가 Gaukler
  • noun
    • storyteller
    • traveling entertainer

네네... 그러니까 이야기꾼, 여행 다니면서 공연을 하는 (당시의) 광대들이 어째서 사기꾼, 약장수가 되어버린 거냐... 응? 뭐 광대가 약을 팔 수도 있고 사기도 칠 수 있지. 근데 이건 아니잖아.

결국 Drakensang 게임 내에서 Mountebank란 단어는 Salina랑 그 오빠(남동생?)로 추정되는 광대의 복장, 배경 등을 종합해 보면 오역된 좋은 예로 생각된다. 그리고 그런 영문판을 기준으로 한글 번역이 이루어지고 있다. 흠...

생각해보면 같은 알파벳 문자권인 이들 사이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 나는데, 2바이트 문자권을 번역하는 일은 오죽하겠는가. 진부한 말이지만 번역이 창조란 말은, 이런 부분까지 포함하는 것일 테지.

마지막으로 Deont에 대한 gamebanshee의 짤막한 코멘트를 끝으로 이 글은 마무리.

In The Dark Eye's setting, deonts are followers of a god who can call upon divine favors, by the use of karma points which recharge when the deont performs actions that please their god.

즉 디온트(Deont)는 신의 사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사도란 번역이 맞는 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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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Mountebank의 원어 Gaukler의 최종 번역은 '유랑 곡예사'로 하기로 결정. 등장 부분에서도 Salina가 공연을 위해서 Ferdok으로 간다는 지문도 보이고, 그 오빠가 재능이 뭐라는둥 거리면서 Salina와 자신의 공연을 언급하는 부분이 있다. 약장수 남매(!!)일 수도 있지만 뭐 약은 파는 거 같진 않는 듯.

2011년 1월 24일 월요일

중세 군대 계급 'Sergeant'

뭐 독일식 -> 영어식이 되면서 또 엄청난 칼질이 있었겠지만...

특히 Sergeant의 번역이 문제가 되는데, 일반적으로 '하사'로 번역하지만 적어도 중세 시대엔 그 직급과 역할을 생각하면 상당한 무리가 있는 번역이다. 말하자면 Knight(기사)의 따가리 역할인 기병이 Sergeant였으므로... 흐음 부사관도 애매한데.

이건 엔하위키에서 퍼온 '중세'와 관련된 글

봉건제가 정착된 서유럽에서는 철갑옷을 착용할 수 있는 것은 재력이 있는 도시민 징집병(Sergent), 직업군인인 맨엣암즈(Man-at-Arms), 봉건제 하의 기사들, 용병들 정도였다. 도시민 징집병은 서전트라고 불리며 군역 의무를 졌으며, 기사들보다는 갑옷 착용 수준이 덜했으며 기사들에게는 신뢰받지 못하는 병력으로 주로 후방 근무를 맡았고 돈을 내고 병역을 면제받는 일도 많았다. 맨앳암즈는 기사와 동일하거나 그에 준하는 무장을 갖추었으며 기사처럼 중장기병, 중장보병 만능으로 활약하였다. 용병들은 그 수준의 차이가 천차만별이라 개인 사정에 따라 갬비슨같은 누비갑옷을 입는가 하면 드물게 기사에 준하는 수준의 무장을 갖춘 경우도 있었다. 갬비슨은 평범한 농민들도 충분히 갖출 수 있는 갑옷으로써 중세시대에는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축에 속했다.

징집병이란 말은 일단 어감이(...) 돈없고 몸만 있어서 끌려온 애들이 징집병이지 뭐. 즉 너무 포괄 범위가 넓기도 하고 이래저래 타당하진 않다.

아래 것은 브리태니커 코리아에서 찾은 내용

서전티(serjeanty)

sergeantry, sergenty라고도 씀.
유럽 봉건 사회에서 있었던 토지 보유의 한 형태.

왕이든 영주든 땅을 소유하고 있는 지주에게 특정한 봉사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토지를 받아 보유하는 것을 말하며 토지 보유자를 서전트라고 불렀다. 서전트에는 장인, 영지 관리인, 저택 하인, 그리고 때로는 영주에게 군사적 봉사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포함되었다. 서전트에게 줄 땅이 없을 때는 영주의 집에서 서전트를 부양했다. 땅을 받은 사람은 여러 가지 봉건 의무가 있었지만 세금이나 특정한 부역은 면제받았다.

서전트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땅을 팔거나 상속자들에게 분할할 수 없도록 되어 있었지만 실제로는 양도와 분할이 많이 이루어졌다. 잉글랜드는 13세기에 이런 행위를 통제하려고 했다. 그 결과 양도받은 땅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임대료를 내거나 그 땅에 할당된 몫만큼 기사로서 봉사해야 했고, 땅을 양도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원래의 의무를 수행해야 했다. 나중에는 왕의 허락을 받지 않고 자기 땅을 양도한 서전트는 벌금을 물게 되었다.

서전트와 영주의 정규 봉신들 사이에는 자주 갈등과 경쟁이 벌어졌다. 서전트는 대개 하층 계급에 속해 있었고 농노인 경우도 많았지만, 자유민인 봉신의 권리와 특권을 많이 누린 것이 그 주요이유였다. 특히 잉글랜드의 많은 서전트들은 사실상 자유를 누렸고 프랑스의 서전트들도 13세기 무렵 자유신분이 되었다. 서전트는 두 집단으로 뚜렷이 나뉘는 경우가 많았다. 잉글랜드에는 대(大)서전티와 소(小)서전티가 있었는데, 대서전티는 기사로 봉사하는 것보다 사회적 지위가 더 높은 토지 보유였고 소서전티는 노역이나 소작료를 지불하는 농민들의 토지보유와 같은 지위를 차지했다. 원래 서전티에는 어떤 차별도 존재하지 않았지만 군주와 직접 관계를 맺은 서전티는 필연적으로 권위를 얻게 되어 대서전티라고 부르게 되었다.

... 마지막으로 이건 네이년(...)에서 건진 것.

8. 상사(Sergeant): 평상시에 영주가 중산층 출신의 병사를 뽑아 영지군의 기병이나 영주의 성을 지키는 핵심병사로 활용한 서전트에서 비롯된 직위이다. 중산층 출신이기 때문에 기사보다는 못하지만 비교적 충실한 무장을 갖추었고 풍부한 전투경험으로 전쟁이 발생할시 영지군의 핵심 하급지휘관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특히 비상시에 민병대가 소집되면 민병대들을 이 상사들이 지휘했다.

하사관 계급에서는 가장 높은 계급으로 전쟁이 일어났을 때 각 중대장은 경험이 풍부한 병사들을 골라 상사로 임명해 병사들을 관리하게 했다.

9. 하사(Corporal): 분대장. 십인장, 이십인장 등에서 비롯된 직위로 하사관 계급 중에는 가장 낮은 계급이다. 대게 10여명의 병사를 이끌었고, 경험이 풍부한 병사가 진급되는 직위이기도 했다.

현대의 군대에서는 하사관 중에 가장 하위계급으로 쓰이거나, 병장에 해당하는 계급으로 쓰이기도 한다.

... 결론이 나질 않는구만.

번역 지침

1) 이름/지명의 경우 한글로 옮겨야 될까?

예컨대 Ardo von Eberstamm(원작 독일어명) - Ardo of Boarstock(영문명)

-> Boarstock의 Ardo / 보어스톡의 아르도?

이런 문제가 있는 이유가 특히 본 게임이 독일산이라서 그런지 영문판에서도 중요 인물들은 영문명으로 교체되었지만 군데군데 독일어 이름이 눈에 띈다. 그리고 중세 독일이 배경이라 그런지 이름도 꽤나 다들 길다(...) 통일성을 생각하면 보어스톡의 아르도(Ardo of Boarstock) 형식이 가장 무난한데 이럼 또 다들 너무 길어진단 말이지.

2) 지명이나 이름이라도 예컨대 아이템 설명 등에 쓰이는 등 단독으로 쓰이는 경우가 아니라면(i. e. Tulamidian Robe) 한글로 음역한 후 (영문)의 방식으로 하는 것이 타당할 것.

예컨대 This is well-fitting Tulamidian Robe that... -> 이것은 착용감 있는 툴라미드제 로브(Tulamidian Robe)로써...

3) 만약 음역을 한다면 가장 큰 문제가 독일어 발음을 기준으로 할 것인가, 영문을 기준으로 할 것인가, 퓨전할 것인가 -_-;;

결국 고유명사의 처리 부분이 문제인 데 만약 음역을 전부 한다고 친다면 언제 (영문)을 쓸 지를 정하는 게 중요하단 결론이 나온다. 뭐 툴라미드제 로브 이런건 '툴라미드인이 만든, 혹은 툴라미드 지역에서 생산된' 그런 의미로 읽히니까 엘프니 드워프니 하는 거랑 같이 묶이니 큰 문제가 없는데, 예컨대 'the Red Death .... (기억이 정확히는 안나는데 뭐 퍼지다, 침공하다 그런 단어가 왔던 듯) soldiers and Deonts so that... ' 이런 문장에선 괄호 병기가 일단 필수적이다. 레드 데스(Red Death)가... 군인과 디온트(Deont)들이...' 젠장!

drakensang 한글화 작업 시작





드라켄상 한글화 시작은 Aventuria의 매력적인 세계관을 접한 이래로 계속하여 생각해 오다가, 그동안 골치를 썩이던 한글 서체 크기 문제를 자체적으로 어떻게 해결하여(?)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기존 한글화 카페의 작업은 물론 대단했지만 결정적으로 5MB가 넘는 한글 폰트의 크기 때문에 설치하여 사용하기가 꺼려지는게 사실이었습니다. 물론 나눔폰트는 이쁘긴 했지만...

여튼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며, 특히 3만여 개가 되는 자료를 최대한 어법에 맞게 번역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뭐 결국은 자기 만족이니 남들이 채근하든 말든 시간을 쪼개서 할 생각입니다.

블로그의 글은 아주 부정기적으로 진행 상황과 스크린샷을 올릴 예정이며, 뭐 가끔은 번역과 관련된 에피소드 등도 넣어 볼까 합니다. 여유만 된다면 말이죠.

기타 내용은 첨부된 테스트용 스크린샷을 참고하세요(클릭하면 원본 크기가 됩니다).